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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한 자락

     written by.요 시율

 

 

   생각해보면 그 아이 없이 맞은 여름을 어떻게 보냈던 건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분명 평소와 같았을 텐데도 그게 아니었기 때문에. 분명 제가 두고 나온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잔걱정은 끊이지 않아서. 언제나 스스로를 챙기지 않고 무리만 하는 바보 같은 아이니까. 이제는 제가 곁에서 돌봐줄 수가 없으니까. 물론 돌봐준다는 표현은 옳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버티고 버텨서 이렇게 저를 따라온 것을 보면 기특하기도 무척 기특하지만, 사랑스럽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비밀이지만.

 

   “다자이 씨?”

   “아아. 아츠시 군.”

   “무슨 생각을 하시기에 그렇게 웃고 계세요?”

   “후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것일까나.”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답하는 나의 대답에 잠시 이상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아쿠타가와요?”하고 질문을 던져와 고개만 끄덕였달까. 이제는 스스럼없이 아이에 대해 내뱉는 아츠시 군에 다행이구나. 싶으면서도 조금의 질투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저는 심각한 욕심쟁이니까.

 

   “그러고 보니 아쿠타가와는 그 검은 코트. 그것에 계속 집착을 하던데 이 여름에도 그걸 입고 다니지는 않겟죠?”

 

   상상만 해도 쪄죽겠다는 듯 얼굴을 구기고서 손으로 부채질을 하는 아츠시 군을 바라보며 “음. 아마 계속 입고 다니지 않을까 싶은데.” 하고 대답을 하니 경악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온다. 확실히 이 날씨에 검은 코트는 참 미련하지. 하지만 그것도 내가 자신에게 준 것이라면서 일할 때는 꼭 입고 다니는 아이니까. 뭐. 그 점이 참 사랑스럽지만.

 

   “아쿠타가와 녀석 덥지도 않을까요? 이 날씨에 그 코트라니.”

   “글쎄. 일단 그도 사람이니 덥긴 하지 않겠나?”

   “그럼 왜 그렇게까지 그 코트에 집착을 하는 걸까요? 저 같으면 진즉 벗어던졌을 텐데. 기본이 35도인 이 날씨에는 정말 그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라고요.”

    “소중한 사람에게 받은 것이라고 들었어. 우연히. 그래서가 아닐까?”

 

    시원한 보리차를 가져와 저와 아츠시 군에게 건네주며 대답해오는 쿄카 양의 말에 소중한 사람? 하고 고개를 갸웃하면서 보리차를 마시고는 저를 바라봐오는 아츠시 군에 그저 웃으며 어깨만 으쓱였다고 해야 하나.

 

   “응. 자세히는 나도 듣지 못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날씨에 그건 아니지 않나. 난 지금도 더운데.”

   “더위 같은 건 잘 안 타는 것 같았으니까. 그 사람.”

   “아. 확실히 그런 것 같긴 해. 라고 할까 난 그 녀석이 땀을 흘리거나 더위를 먹는 모습은 상상이 안 가는데? 뭐라고 할까. 그 녀석 마치 살아있는 시체 같은 느낌이니까. 얼굴도 새하얗고.”

     “체온도 낮은 걸로 알고 있어.”

 

   보리차를 마시며 아츠시 군과 쿄카 양의 대화를 듣다가 문득 그 아이의 체온이 낮다는 것을 쿄카 양은 어떻게 아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어 물끄러미 쿄카 양을 바라보니 저의 시선을 느낀 듯 아츠시 군을 바라보던 시선을 저에게로 돌려 저와 마주봐온다.

 

   “전에 한 번 우연히 그 사람이 잡아준 적이 있었어. 그래서 알아.”

   “응? 뭐가. 쿄카?”

   “다자이 씨가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서.”

   의아함이 가득한 아츠시 군의 물음에 다시 아츠시 군에게로 시선을 돌려 대답을 하며 아츠시 군과 이야기를 나누는 쿄카 양을 바라보면서 저가 그렇게 티를 낸 건가 싶어 제 얼굴만을 만지작거리다가 사무용 책상에 올려두었던 개인용 휴대폰이 지이잉. 하고 울리는 것을 느끼곤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다자이 씨. 오늘 일은 다 끝났습니다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이의 말투만큼이나 딱딱하고 정갈한 메일에 가볍게 코를 울리다가 그대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와선 그대로 통화버튼을 눌러 전화 연결을 했달까.

 

   -다자이 씨.

   “응. 아쿠타가와 군.”

   -지금 일하시는 중이 아니신지요.

   “후후. 잠시 쉬는 타임이었다네. 그래서 지금 일이 끝난 겐가?”

   -네. 자택으로 들어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런가. 그럼 퇴근 후에 내가 그쪽으로 가겠다네. 같이 저녁이나 어떤가.

 

   나의 제안에 별다른 고민도 없이 승낙을 하며 뭐가 드시고 싶냐고 물어와 후후. 하고 가볍게 웃고는 내가 사갈 테니 걱정 말게나. 라는 말을 하고 끝나고 연락할 테니 쉬고 있게나. 류노스케 군. 덧붙인 뒤 그 하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수줍어하는 아이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통화를 끝냈다지.

 

   “다자이? 네녀석. 일은 안 하고 왜 나와 있는 거냐!”

   “앗. 쿠니키다 구운. 잠시 통화를 하느라 말이지. 막 들어가려던 참이었다네!”

 

    저를 보며 노발대발을 하는 쿠니키다 군의 어깨에 어깨동무를 하며 웃는 얼굴로 대답을 하니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얼굴을 구기고서 저를 떼어내고 얼른 일이나 해라! 하고 호통을 치는 쿠니키다 군에 네네. 하고 대답을 하면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일에 집중을 했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퇴근 시간이 되고 사무실에 있는 사원들에게 인사를 한 뒤 탐정사에서 나와 아이의 자택으로 가는 길에 맛이 좋다는 초밥 가게에 들려 초밥을 포장해서 걸음을 서둘리 했다. 여름이니까 얼른 가서 먹지 않으면 상할 터이니.

 

    “다자이 씨. 어서 오십시오.”

    “응. 다녀왔다네. 아쿠타가와 군.”

 

    아이에게 받았던 예비 열쇠로 문을 열기도 전에 현관문이 열리며 저를 반기는 아이의 모습에 가벼이 미소를 그리며 손에 들린 초밥을 건네니 바로 먹을 준비를 하겠다면서 주방으로 향하는 아이를 따라 들어가 코트를 벗어 소파에 대충 걸쳐놓고 저 또한 주방으로 향했달까.

 

    “초밥이 드시고 싶었습니까?”

    “응. 그렇지. 자네는 별로인가?”

    “소생은 다자이 씨가 드시고 싶은 거라면 뭐든 좋습니다.”

    “후후. 그게 귤이어도 말인가?”

 

    장난기 어린 나의 질문에 잠시 그 작은 입을 다물다가 이내 “그건 조금…” 하고 말끝을 흐려오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손을 뻗어 작은 머리를 가벼이 쓰다듬어주고서 시원한 보리차를 마셨다.

 

    “농담이라네.”

    “…다자이 씨가 하시는 농담은 농담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옛날보다는 꽤 적응했잖나. 자네.”

    “…그건 확실히.”

    “뭐. 적응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거지만.”

    4년 만에 재회를 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서 연인이 된지 벌써 1년 남짓이니 적응을 못하면 그것이 이상한 거겠지. 물론 아직도 적응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 제 눈치를 보는 것은 여전하지만.

 

    “맞아. 그러고 보니 아쿠타가와 군.”

    “네?”

    “일할 때 여전히 내가 준 코트를 입고 일하는걸까나?”

    “당연한 질문을 하시는군요.”

 

    역시 그런가.

 

    “뭐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요즘은 날이 엄청 더워서 말이네. 그러다 더위라도 먹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되는데. 물론 내가 준 코트를 그렇게 소중히 여겨주는 것은 고맙지만 말이야.”

 

     초밥을 하나 집어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말하는 나의 말에 역시나 초밥을 하나 집어 입에 넣고서 우물거리면서 눈만 데구르륵 굴리는 아이가 귀여워 작게 웃고는 가만히 아이의 대답을 기다렸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다자이 씨가 주신 것이니까요. 그깟 더위쯤은 소생이 이겨낼 수 있습니다.”

    “흐응.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정말로 괜찮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것은 왜…?”

 

    의아함이 가득 담긴 얼굴로 저를 바라봐오며 질문을 던지는 아이에 아. 하고 작게 탄성을 내뱉으며 아츠시 군과 쿄가 양과 나눴던 대화를 이야기 해주니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작게 끄덕이곤 초밥을 먹는 아이에 저 또한 초밥을 먹었다지.

 

    저녁을 다 먹고 샤워까지 끝낸 후 긴이 사온 거라며 시원한 아이스크림 한통을 들고 와 작은 스푼을 제게 건네고서 옆에 앉는 아이의 뺨에 가벼이 입을 맞추었다 떼어낸 후 아이스크림을 한 스푼 떠서 아이의 입 앞에 가져다주니 잠시 몸을 경직하다가 이내 조심스레 그 작은 입을 벌려 받아먹기에 만족스럽게 미소를 그렸달까.

 

     “이렇게 더운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어주지 않으면 정말 녹아내릴지도 모르니까.”

     “긴도, 그 소리를 했었습니다.”

     “자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소생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다자이 씨와 이렇게,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얀 뺨을 붉게 물들이며 부끄럽다는 듯 조곤조곤 말해오는 말에 잠시 멍하니 아이만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아이의 이름을 부르면서 저를 바라봐오는 아이의 작은 입술에 그대로 입을 맞췄다. 처음은 가벼이 입술을 부딪치며 문지르다가 살짝 이를 세워 부드러운 아랫입술을 깨물어 살며시 벌어지는 입술 사이로 제 혀를 밀어 넣고 아이스크림으로 인해 시원해지고 달달한 입 안을 부드럽게 헤집고 말캉한 혀를 부드러이 문지르고 비비고서 입술을 떼어냈다고 해야 하나.

 

     “하아…, 흐…, 다, 자이…, 씨.”

     “응. 아쿠타가와 군.”

     “…갑자기…,”

     “자네가 너무 사랑스러운 말을 하니까 그런 거라네.”

 

    촉촉이 젖은 회색 눈망울을 보며 눈꼬리를 휘어 접어 웃으면서 대답을 하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조심스레 손을 뻗어와 저의 손을 살짝 잡아오는 마르고 서늘한 손에 발갛게 물이든 뺨에 입을 맞춘 후 제 손을 잡은 손을 깍지를 껴서 잡았다지.

 

    “오늘. 자고 가도 될까?”

    “…소생은 좋습니다. 오히려 감사한걸요.”

    “후후. 그 말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믿겠네. 아쿠타가와 군.”

 

   웃음기가 섞인 나의 말에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이내 그 뜻을 알아들은 듯 다시 한 번 뺨을 발갛게 물들이며 작은 얼굴을 끄덕여와 재차 발갛게 물이든 뺨에 입을 맞추고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했달까. 역시 이 아이와 함께 하는 여름은 마냥 덥지만은 않아 좋다. 물론 뭐든 안 좋겠지만. 내년도. 내후년도. 이렇게 아이와 함께할 수 있다면 계속 살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네.

 

    “사랑한다네. 아쿠타가와 군.”

 

    자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난 자네를 많이 사랑하고 아끼고 있어. 그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을 만큼. 영원히 내 품에서 나만 보게 하고 싶을 만큼.

 

    “소생도…, 사랑합니다. 다자이 씨.”

    “후후. 만족스러운 대답이네. 그럼 얼른 먹고 침실로 가볼가나?”

    “읏…, 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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